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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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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순복음부천교회 작성일등록일 2019-12-02 조회조회수 360회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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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1

 

 사랑하는 웜우드에게,

네가 네 환자의 독서를 지도하고, 또한 그가 그의 물질주의자 친구를 자주 만나도록 보살피고 있다는 네 말에 신경이 쓰인다. 넌 지금 약간 '순진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 너는 마치 '논쟁'이 너의 환자를 원수의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만약 네 환자가 몇 세기 전에 살았더라면 그러한 방법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만 해도, 인간들은 어떤 것이 증명되고 안되고를 명확히 알고 있었으며, 또한 일단 증명된 것은 모두들 진정으로 믿었다. 또한 그들은 사고를 행동과 연결시켰으며, 이성적 사고의 추리 결과로서 자기들의 생활양식을 변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주간 출판물과 그 비슷한 종류의 무기들을 사용하여 우리는 그 대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너의 환자는 그의 머리 속에서 서로 상충되는 몇 가지 철학들이 동시에 날뛰는 일에 소년시절부터 익숙해온 인간이다. 그는 어느 학설이 근본적으로 '참이냐 거짓이냐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이냐 실용적이냐’, 아니면 '현대적이냐, 전통적이냐등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를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네가 사용해야 할 것은 논쟁이 아니라 전문용어이다. 그로 하여금 물질주의가 참되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느라 네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 대신, 물질주의는 강력하다거나, 굳건하다거나, 혹은 용감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라. 물질주의는 바로 미래의 철학이라고 믿도록 만들어라. 그런 종류의 것이 그가 관심을 가지는 일이다.

논쟁은 우리의 모든 투쟁을 우리 원수 자신의 진영으로 옮겨가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리의 원수도 논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제시하는 종류의 진정으로 실질적인 선전에 의하면 우리의 원수는 지난 수세기에 걸쳐 지하에 계신 우리 아버지보다 지극히 열등한 자로 되어 있다. 논쟁이라는 행위 그 자체로 인하여 너는 네 환자의 이성을 눈뜨게 하는 실수를 범할 것이며, 일단 이성이 눈을 뜨고 나면 그 결과를 과연 누가 예측할 수 있단 말이냐?

네가 해야 할 일이란 그의 주의를 감각적인 경험의 흐름에 고정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 이라고 일컫도록 그를 가르칠 것이며, 또한 그가 '진정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게 하여서는 안된다. 그는 너와는 달리, 순수한 혼령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인간, , 원수의 그 지긋지긋한 강점인 인간이 되어 본 적이 결코 없는 너로서는 인간들이 일상적인 것의 압력에 그 얼마나 지독한 노예들인지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 내가 맡았던 환자는 아주 건전한 무신론자로서 대영박물관에서 독서를 즐기곤 하던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그가 독서를 하던 중 그의 사고의 한 가닥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우리의 원수도 물론 즉시 그의 곁에 와 있었다. 나는 20년에 걸친 나의 공적이 무너져 버리려고 하는 것을 직감했다. 만약 내가 그 순간에 이성을 잃고 논쟁으로써 방어를 시도했었더라면 나는 틀림없이 패배하고야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바보가 아니었다. 나는 즉시 그 남자에게서 내가 가장 잘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겨냥했고, 그리하여 마침 점심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보아하니, 우리의 원수는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점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그에게 역제시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의 원수가 인간들에게 하는 말을 '명확하게' 엿들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의 원수는 그 비슷한 내용의 말을 했었음이 틀림없는데, 왜냐하면, 내가 "물론 그렇죠. 사실, 점심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에 붙잡고 늘어져서 해결을 보려고 하기에는 너무 중대한 일이지요." 라고 말하자 나의 환자의 낯빛은 몰라보게 밝고 환해졌으며, 내가 다시금,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와서 새로운 정신으로 이 일에 임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겁니다."라고 덧붙일 즈음에는 이미 그는 문으로 절반쯤은 걸어가 있었던 상태이었다.

일단 그가 길에 나오자 싸움의 승리는 나의 것이었다. 나는 그에게 정오 신문이 나왔다고 외쳐대는 신문팔이 소년을 보여주었고, 때마침 지나가는 73 번 버스를 보여줌으로써 그가 박물관 층계의 마지막 계단에 미처 이르기도 전에 나는 그의 머리 속에 확고부동한 신념을 심어놓았다. , 책과 더불어 홀로 있는 동안에 한 인간의 머리 속으로 그 어떤 기이한 사고들이 침투해 온다고 할지라도, '진정한 삶'의 건전한 맛을 단 한 번만 보고 나면 (이는 버스와 신문팔이를 두고 그가 한 말이었다) '그런 종류의 것'은 도저히 진실한 것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그에게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는 신념을 심어주었다는 말이다.

그는 자기가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다는 것을 알았으며, 말년에 가서는 단순한 논리의 탈선에 대항하는 우리의 궁극적 보호책인 실체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감각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를 무척 즐겼다. 그는 지금 지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집에 안전하게 있다.

 

너의 다정한 삼촌 스크루테이프

 

C.S. 루이스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꼽히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시인, 작가, 비평가, 영문학자. 1898년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출생.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1929년 회심한 후,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정신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들을 남겼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는 종교를 넘어서서 보편성을 얻는 주제들로 전세계인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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